The old album

서울에서 온 짐 중에 오래된 앨범이 있었다. 낡고 망가져 더 이상 보관하기가 어렵다.
망가진 앨범에서 사진을 한 장씩 꺼내 정리하다가, 문득 낡고 망가지긴 했지만 그 모습 그대로의 흔적도 남겨 보관하고 싶어졌다. 이미 사진을 끄집어 낸 앞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뒷부분이라도 앨범 모습 그대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억누르기 어렵게 일어났다.

이 앨범을 만든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을까?  아니면 대학시절이었을까?  대학시절에 만들었다면 아마도 1학년 신입생 시절이었으리라. 이런 감수성이 허락되던 시기는 그때까지였으니.

코가 우뚝하고 생머리를 날리는 여자의 사진 아래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 우리 둘의 사랑을 / 나는 회상해야 하는가'로 시작하는 시를 붙였다. 그리고 이를 앨범의 첫머리로 삼았다. 
 

고등학교 시절의 사진. 수학여행 사진인가? 기억이 없다. 
 

어머님 사진으로 한 페이지를 만들었다. 왼쪽 아래가 어머님 처녀 시절로 기억한다. 위는 이모님으로 기억하는데, 이제 누구에게 물어 확인할까, 물어 대답해 줄 이 이젠 없다.

 

왼쪽은 큰 누님. 제일 위 사진은 지금 일흔 넷 누님의 결혼 초기 사진이다. 그 밑에 정아와 은정의 어릴 적 사진. 그 때 정아는 '희정'이로 불렀고, 선경은 '꼭지'로 불렀다. 늘 안쓰럽기만 해 내가 가장 사랑했던 조카들이다. 오른쪽은 큰 형님, 형수님과 함께 구룡포 방파제에서 찍은 사진이다. 구룡포중학교 교복을 입고 있으니 1972년 아니면 73년이다.

 

구룡포 중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들이다. 이 사진의 친구 '김기완'은 1978년 1월 내가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있을 적 사고로 천국으로 먼저 떠났다. 그때 기완은 고등학교 들어갈 돈을 스스로 벌어 경주에서 늦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위의 사진은 구룡포중학교 시절. 아래는 고등학교 시절.

 

아버님, 어머님 사진. 왼쪽은 아버님 장례행렬로 기억한다. 그러면 1973년이다.

 



순복 누나 결혼식 사진 (왼쪽).  오른쪽은 수유리에 살던 시절의 사진들.
승희,성재,준재가 작은 할아버지(유만훈)에게 안겨 찍은 사진(왼쪽 위 사진) / 승희와 할머니 (78년 11월. 어머님은 쉰 일곱이셨고, 유병진은 재수생 시절이다.)
나의 사촌 '종수'형과 승희 / 79년 1월의 가족사진.

  

경복 누나의 사진들. 누나는 노래를 참 잘 불렀다. 구룡포 교회의 성가대 (왼쪽 아래)

 

고등학교 시절의 사진. 오른쪽 아래 사진은 대학 입학식 사진.

 

경애 누님의 사진.

 

형제들의 고등학교 시절 사진들이다.
왼쪽부터 대구 경북고등학교 시절의 큰 형님 (유부평), 서울 동성고등학교 시절의 작은 형 (유부기), 서울 고려고등학교의 유병진.
아래 왼쪽 부터 순복.경복 누나, 사촌 출이 누나, 그리고 경애 누나

 

원시의 생명력. 가식없음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진이다. 지금 보아도 같은 것을 느낀다. 
 

 
 
 
COPYRIGHT©BYEONG JIN AND GYEONG SEOK.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