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의 가장 어릴 적 사진인 것같다.
아람과 보람의 엄마인 순복누나의 퓸애 안겨 사진을 찍었다. 뒷편에 옆얼굴을 보이고 있는 이가 윤순의 엄마인 경애누나인 듯하다.  
1948년 생인 순복누나가 중학생일 때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대략 1962년에서 1964년 사이이다.
내가 세 살에서 다섯 살 사이이다. 
이 사진을 찍은 장소는 기억에 남아 있다. 버스종점을 지나 어판장에 이르기 직전 냉동회사 앞이다.
이처럼 몇 개의 큰 냉동회사가 바닷가에 있었다.
 


위와 비슷한 시기의 사진이리라.
왼 쪽 아래, 세 살에서 다섯 살 사이의 나.
옆에 일곱 살에서 아홉 살 사이의 작은 형 (나보다 네 살이 많으니)
뒷편 왼쪽, 여섯 살 위의 경애 누나 (그러면 아홉 살에서 열 한살)
뒤편 오른 쪽, 아홉살 위의 경복 누나 (열 두살에서 열 네살)
어릴 적 살던 집은 오른 쪽이 마루였고, 왼쪽에는 길 쪽으로 난 방이 있었다. 그리고 뒤 편으로 많은 방들이 있었다.
그 길 쪽으로 난 방의 창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참으로 고맙게도 "1964. 8.17" 이라는 날짜기록이 사진의 뒤편에 남아있다.
내가 유치원에 들어가기도 전, 다섯 살 때 구룡포 해수욕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왼쪽부터 검은 색 수영복 차림의 경자 누님, 우산을 뒤로 쓰고 있는 부기 형님, 그리고 고추를 내놓고 작은 튜브위에 앉아있는 나.
모두들 물에서 막 나온 때였을까? 숨차 하는 듯한 표정의 가족들 사이에서 다섯 살 배기 유병진은 그저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그 앞쪽에 마흔 셋 나이의 어머님.
다시 그 옆으로 가서 머리에 흰 수건을 묶어 올리신 구룡포 어머님,
검은 색 튜브 위에 올라 앉은 경복 누님.
그 옆에 당시 구룡포 읍장
그리고 제일 오른쪽에 당시 마흔 아홉 나이의 아버님.



가족들 가운데 앉아 젓가락으로 밥을 먹고 있던 다섯 살 막내 유병진이 쉰 다섯의 나이를 넘겼다.
어머님, 아버님 모두 천국에 계시고
그 다섯 살 배기 막내동생 옆에서 함께 밥을 먹고 있는,
 형제 중 제일 위인 경자 누님은
저 때 스물 셋의 처녀였는데 올해 일흔 넷이 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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