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이야기 [List] 
Apr 29,  2013 | 하늘나라로 간 사랑하는 동지들은 그곳에서 이제 편히 쉬시라.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行人)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 신동엽의 '산에 언덕에'

(지난 달, 부산 경남지역의 많은 열사들이 모셔져 있는 경남 양산의 <솥발산 공원묘지>에 잠든 성대 81학번 배기홍을 추모하며)

며칠 전 부산에 살고 있는 후배 배기홍군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천식으로 호흡곤란을 일으켜 응급실로 옮겨지던 중 기도질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 부인은 보육원 교사로 월 100만원을 받고 있다는데,
아직 중,고에 재학중인 두 아이가 있단다.
평생 세속의 영화와는 거리가 멀게 살았지만
가는 길은 참 고운 봄날 고운 빛깔 고스란히 안고 갔다는데
웃는 모습이 너무 환해 지금도 그 모습이 선연히 떠오르는 후배다.

오늘 페이스북을 보다, 연대 조호걸 학형과 관련된 글이 이상했다.
부인되시는 신창기님이 작년에 은혼식 여행을 다녀왔는데 한 해 일찍 다녀왔던 거라고 하며 다시는 함께 갈 수 없는 여행이라고 썼다.
머뭇거리다 '작년에 은혼식여행 다녀온 것이 다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하고 물었더니
"뭐라고 답해야할지 잠시 머뭇거렸네요. 그냥 제가 그동안 올린 제 타임라인 글들을 보면 알것같아요.."라고 댓글을 썼다.
급히 들어가 살펴보니, 저녁운동 나가며 (그렇게 이해했는데 혹 정확치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면 고인에게 누가 될까 저어하다) 갔다와서 반신욕하고 싶다고 물받아 달라하고 나간 남편이 영영 돌아오지 않았단다.
생각없이 물어서 호걸의 부인에게 정말로 죄송하고 죄송했다.

작년 9월 26일로 되어있다. 후배 이종무와 주고받은 카톡이다.
7:06pm 내가 보낸 메세지 "잘 지내고?"
8:30pm 내가 받은 메세지 "오랜 만입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8:31pm 내가 보낸 답신 "우린 늘 너무 잘 지내서 탈이잖아"
며칠 후에 연락을 받았다.
얼추 시간을 짐작해 보니, 바로 그 시간쯤 회의 중에 쓰러져 의식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그후 네 번인가의 수술을 거쳐 지금은 서울 수유리의 국립의료원에 있다는데
이제는 식사와 약간의 운동, 전화통화도 가능하다고 한다.
난 이 후배를 다시는 못보는 줄 알았다.

지난 3월 초, 허리가 삐긋한 걸 별스럽게 생각치 않고 그저 하루 쉬고 다시 일하다 또한번 허리를 삐긋하여 꼬박 일주일을 일어나지조차 못하고 누워 있었고, 그후 일주일은 부축을 받고 겨우겨우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여야 했다. 산재처리를 하고 지금껏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데 두 달째다. 그 사이 봄이 와 날은 참으로 좋아 한 30분 정도라도 걷기를 하면 좋으련만 의사는 그조차 아직은 무리라고 한다.

그런데 연이어 들려오는 비보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
아픈 동지들은 건강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하늘나라로 간 사랑하는 동지들은 그곳에서 이제 편히 쉬시라.


next  |  p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