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 Korean Music, Arirang [List]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동평양대극장 공연실황 (Feb 26, 2008)
KBS 교향악단 일본공연 (Oct 3, 2007)
북한국립교향악단 평양 모란봉 극장 (Oct 7, 2011)
the DPRK National Symphony Orchestra

은하수 관현악단 파리공연 (Mar 14, 2012)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동평양대극장 공연실황 (Feb 26, 2008)
New York Philharmonic conducted by Lorin Maazel in East Pyongyang Grand Theatre, North Korea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

   지난 2월 26일, 로린 마젤 (1930 – 2014)이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북한의 동평양대극장 무대에 섰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공연이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틀 뒤인 2월 28일 예술의 전당 무대에 서는 것으로 평양과 서울을 잇는 한반도 평화의 순례를 마감하였다. 이번 두 무대에서 최고의 주인공은 두 번 모두 앙코르 곡으로 연주된 ‘아리랑’이었다. 한민족의 역사와 정서를 관통하는 공통분모가 ‘아리랑’ 아니었던가.

   이번에 연주된 관현악곡 ‘아리랑’은 북한의 공훈예술가 최성환(1936~1981)이 1976년에 작곡(북한에서는 편곡을 독립된 작품 형상화의 성과로 인정하여 ‘작곡’으로 표기한다)한 북한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연주되는 관현악곡이다. 이 곡의 주선율은 본조 아리랑이라고도 불리는 1926년 10월 개봉된 영화<아리랑>의 주제가로, 나운규가 어린 시절 들었던 민요 아리랑이 영화<아리랑>에 담기면서 아리랑의 대표 격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1990년 남북단일팀 단가 합의 때 북측이 판문점 회담장에서 녹음된 곡을 들려주면서 유명해진 본조 아리랑 환상곡은, 이후 남북의 중요한 행사 때마다 등장했다. 같은 해에 평양에서 열린 ‘범 한국 통일 특별연주회’에서 서울시교향악단이 이 곡을 연주했고, 남북공동성명 발표 여섯 돌을 기념하는 2006년의 남·북 문화교류 첫 행사 연주회에서 북측 국립교향악단과 남측 KBS교향악단이 합동으로 연주한 곡도 이 ‘아리랑’이었다.

   ‘무국적 난민’ 재일 조선인으로서 국제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지휘자 김홍재(현 울산시향 상임지휘자)는 NHK 교향악단을 비롯한 일본 유명 교향악단과 북한의 교향악단, 우리나라의 국립국악관현악단 등과 이 관현악곡 ‘아리랑’을 연주하며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또 헝가리, 폴란드, 중국, 러시아 등지의 100여 개 오케스트라가 이 곡을 연주하였고, 1992년에는 미국 카네기 홀에서도 연주된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아리랑 환상곡은 민족의 역사와 정서를 통합할 수 있는 단순성과 생명력을 담고 있으면서 우리 시대의 보편적 음악 표현 수단인 관현악 편곡이어서 누구에게나 거부감이 없고, 서양악기와 개량 국악기가 조화를 이룬 ‘배합관현악곡’으로 한층 풍부한 음색을 자랑한다. 북한의 작곡가들은 이 본조 아리랑 외에도 전국의 아리랑을 주제로 수많은 관현악곡을 창작했는데 국내에서도 ‘북한 오케스트라로 듣는 관현악 아리랑, 아리랑 환상곡 Ⅰ·Ⅱ’ 음반이 출시되어 다양한 아리랑을 관현악곡으로 들을 수가 있다.

   이번 뉴욕 필하모닉의 아리랑 연주를 통해 민족 정서의 원형질을 음악적으로 세계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비엔나 왈츠는 잘 알다시피 3박자의 춤곡이다. 하지만 이 비엔나 왈츠의 3박자는 비엔나 사람이 아니고서는 원곡의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 음악 연주의 세계적 명성은 비엔나 필하모닉만이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아리랑의 서사적 정서는 누구보다 우리 민족의 대표적 감정이고 역사다. 수 천곡, 수 만곡의 아리랑이 작곡되어야 할 이유다.

(김동언/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교수, 중부일보 2008.03.17 보도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