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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of 2010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가리 (Jul 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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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의 노래

                                                 - 이동순

              부제 : 새도 옮겨앉는 곳마다 깃털이 빠지는데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가리
 
죽어 물이나 되어서 천천히 돌아가리

돌아가 고향 하늘에 맺힌 물 되어 흐르며

예 섰던 우물가 대추나무에도 휘감기리

살던 집 문고리도 온몸으로 흔들어 보리

살아생전 영영 돌아가지 못함이라

오늘도 물가에서 잠긴 언덕 바라보고

밤마다 꿈을 덮치는 물 꿈에 가위눌리니

세상사람 우릴 보고 수몰민이라 한다

옮겨간 낯선 곳에 눈물 뿌려 기심매고

거친 땅에 솟은 자갈돌 먼 곳으로 던져가며

다시 살아보려 바둥거리는 깨진 무릎으로

구석에 서성이던 우리들 노래도 물 속에 묻혔으니

두 눈 부릅뜨고 소리쳐 불러보아도

돌아오지 않는 그리움만 나루터에 쌓여갈 뿐
 
나는 수몰민, 뿌리채 뽑혀 던져진 사람

마을아 억센 풀아 무너진 흙담들아

언젠가 돌아가리라 너희들 물 틈으로

나 또한 한 많은 물방울 되어 세상길 흘러 흘러

돌아가 고향 하늘에 홀로 글썽이리


              (『물의 노래』, 실천문학, 1983)
 


젊어 내 마음을 참 아프게 했던 시다.

1982 - 83년 안동교도소 시절, 내 방 벽에 붙여 놓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