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이야기 [List] 
Jul 26,  2015 | Chantry Flats Hiking 1 (Upper Winter Creek Trail)
   

Trail 의 시작점. City of Arcadia의 북쪽이다.
 

서둘일 없이 편한히 길을 나섰다.
세계 여러 곳에 사는 한국인 이민자들의 인터넷 카페인 "역이민"의 회원들이다.
같은 회원이라는 것 하나로
얼굴도 모르는 낯선 이를 위해 산행을 함께 해준 사람들이다.

 

이곳 LA 지역에 20년을 넘어 살았다.
Fullerton 한남체인 앞에서 만나 이곳에 도착하는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매일 살고 일하는 곳에서 지척에 있는 숲에 와보는 데
20년이 넘어 걸렸다는 얘기다.
 

숲은 깊을수록 공기는 신선하고 상쾌하지만 햇볕이 들기 어렵다.
하지만 어디로든 햇볕은 비치고 들어온다.
숲이 깊어 어두울수록 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은 더 눈부시고 밝다.    
그래서 숲은 늘 아주 밝은 것과 아주 어두운 것이
때로는 선명히 경계를 지어 존재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런 경계없이 마구 섞여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계곡물이 간신히 흐르고 있다.
원래 아열대 기후지역이라 물이 부족한 곳이지만,
이곳의 가뭄은 점점 더해 지는 것 같다.
함께 산행을 한 이 중, Ranger 활동을 하는 분에게 물으니,
얼마 전에 이틀 간 내린 비로는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숲을 걸으며 보는 어둠과 밝음은 다만 그런 모습으로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LA 지역의 산에도 저리 키가 큰 나무가 많네 싶을 정도로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가 있고,
사람 키 정도거나 그보다도 더 적은 나무도 함께 있다.
늙어 부러져 흙으로 바서라져 가는 나무도 많고,
이제 막 땅에서 올라오는 것들도 많다.

늠름하고 씩씩한 것들도 많고, 보잘 것 없고 하찮은 것들도 많다.
흐르는 물도 있지만,
멈추어 선 채 썩어가는 것들도 있다.
나르는 새도 있고 나비도 있지만,
간신히 땅 위를 기는 것들도 있다.

걷기 좋은 길도 있고, 조심해서 걸어야 될 험한 길도 있다.

숲은 떠나는 것이 있고, 태어나는 것이 늘 있으며,
서로 다른 것이 늘 함께 하고 있고,
그들은 언제 한번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늘 서로 보듬고 있다.

경계지어 나누지 않고 그저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
떠나도 슬퍼하지 않고 천천히 사라져 간다.

이 숲을 지나가는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

 

salamander.
물(가)에 사는 녀석인데 행동도 느린 녀석이 물가를 떠나 이리 다니고 있으면
뱀의 먹이가 되기 십상이라는 일행의 설명이다.

 

키 큰 나무 하나가 쓰러져 있다.
이 나무는 왜 쓰러졌을까?
 

양지바른 곳에서는 어디서든지
고사리과 식물인 고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함께 한 일행들.
앞선 분은 미국에서 세관으로 일하다 은퇴하신 분이신데
부인과 함께 산행을 오셨고,
뒤의 분은 자기 사업을 하시면서
Planning commissioner of City of La Mirada로도 활동하시는 분이다.

 

이렇게 예쁜 길로도 걸었다.
 

반환점을 돌아 걸으면 왼쪽으로 보이는 풍경.
 

출발 지점이 밑으로 보인다.
저 앞쪽으로 사람들의 거주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세 시간 남짓, 산을 걸었다.
상쾌한 일요일 한나절이었다.

 


next  |  p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