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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of 2010
                                                                                                새벽 3시에 경찰이 집으로 찾아오다 (Feb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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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밤중에 누가 벨을 거칠게 눌러댔다.

잠결에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어제 저녁 늦게 나간 석재가 이제사 돌아와 벨을 누르는지 알았다.

근데 아들이 늦게 들어올 걸 알고 있었기에 문도 안 잠갔고 밖에 불도 켜놓은 채로 두었는데

얘가 왜 벨을 누르고 난리일까? 생각하며 "석재 왔니?" 부르며 문을 열러 나갔다.

평소 알아서 들어오기 때문에 집에 왔다고 벨 누르는 법은 없는데

잠결에도 좀 이상해서 다시 불러도 이상한 목소리가 밖에서 들린다.

문 앞에서 다시 확인을 하니 경찰이란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문 밖의 두 경찰이 무슨 무슨 차가 이 집 차가 맞느냐고 묻는다.

차량번호를 확인하는데 석재차다.

아닌 밤중에 이게 무슨 홍두깨 같은 소리야?



누가 언제 이 차를 타고 나갔는지

이 집 사람이 맞는지 꼬치꼬치 다 확인을 마친 경찰이 하는 말이

이 차가 조금 전 다른 도시의 거리에서 발견되었는데

상황이 이상해서 왔단다.
 

이게 무슨 소리야?

어제 밤에 아들이 타고 나간 차가 새벽에 거리에서 빈 차로 발견되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

가슴이 떨렸다.


 

뭐가 이상하냐고 물었더니

차안이 'funny' 하여 자기들은 도난당한 차량이라고 생각했단다.

정상적으로 주차된 차량으로는 보이지 않았단다.

 

도데체 'Funny'한 상태라는 게 무엇인지 물어도

자기들 역기 그 쪽 도시의 경찰에게서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온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세한 사정은 모른단다.

여하튼 이 집 차가 맞고, 어제 밤 이 집 아들이 타고 나간 차량임이 확인됬기에

자기들은 돌아간단다.
 


성질난다고 총을 쏘고,

몇 십불 훔치려 총을 쏘고,

물건 몇 개 훔지려 차를 부시기도 하고,

갱단끼리의 싸움에 총이 동원되는 나라.

그 와중에는 지나가다가도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는 나라.
 

겁이 나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할 수 없다.

몸이 떨렸다.

석재에게는 전화연락이 닿질 않는다.
 


무슨 정신으로 일을 나갔을까?

일터에 도착한 직후 석재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덟시 경이었다.

몸이 아프니 데리러 와 달란다.

 

아들녀석과 통화를 끝내고는

"감사합니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정은 이랬다.

어제 밤에 친구들을 만나 데니스 레스토랑 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는

친구 차를 함께 타고 친구네 집엘 갔단다.

좀 놀다가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몸이 아팠단다.

그리고는 앓으면서 아침까지 잤고.

 

집으로 돌아가서 오경석과 함께 석재를 데리러 갔다.

얘가 운전을 못한다니까 차도 갖고 와야 했다.

비는 쏟아지는 날이었다, Riverside까지는 꽤 먼거리였다.

 

얘를 데리고 나오는데 차를 좀 세워달라고 한다.

급히 부근의 작은 샤핑몰 주차장으로 들어가자

얼굴이 하얗게 되어가지고는 구토를 하기 시작한다.

쏟아지는 빗 속에서 뒷자석에 눕혀놓고 오경석이 응급처치를 했다.

 

한시간가량을 그렇게 빗속에서 머물렀고

좀 나아지는 기미를 보고 다시 출발했다.

 

차를 세워놓았다는 데니스 레스토랑에 도착해보니

차는 정말로 가관이었다.

차 안이 홀랑 뒤집어져 있었다.

Passenger side 앞의 glove box는 열려 온갖 서류가 엉크러진 채 바닥으로 떨어져 있고,

좌석 위에도 서류와 잡동사니가 널려있다.

CD 케이스는 열린 채로 내팽개쳐져 있고.

지난 번의 접촉사고 이후 Hood만 교환하고 Lock을 제대로 수리하지 않았기에

제대로 꽉 닫힌 상태가 아닌 Hood는 더욱 이상해 보였으리라.

 

몸이 아픈 석재는 차 키가 어디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키를 잃어버린 걸 그때서야 알게 되었고.

 

보험사에 전화해서 견인차를 오라하고

근처 Honda dealer에 연락했다, 잃어버린 키를 만들어 달라고 예약하고.

그게 오후 1시쯤.

뒷 자석에 석재를 눕혀놓고 견인차를 기다리는데 그제야 배고픈 걸 느꼈다.

아침, 점심 전부 못 먹은거다.

옆에 일식집이 보이길래 오경석이 간단한 음식을 사와

차 안에 앉아 허기를 때웠다.



(유병진과 오경석의 잘난 아들 유석재. Apr 26, 2010)
 

1. 그날 저녁 아들녀석을 몇 대 쥐어박고 싶었는데 끙끙 앓고 있어서 못했다.

2. Towing Truck 이 차 문을 열어주었다.

차를 정리하던 중 Trunk에서 키를 발견했는데, 석재는 트렁크를 사용한 적이 없단다.

어떻게 된 일일까? 석재가 트렁크에 싣고 다니던 스키장갑 한 짝이 없어졌다.

 

우리의 짐작은 이렇다.

석재가 차 근처 주자창 바닥에 키를 떨어뜨렸고, 지나가던 사람이 나중에 그것을 발견한다.

차 주인의 연락처를 찾기 위해 차 안의 여기저기를 뒤졌지만 전화번호를 찾지 못한 그 사람은

키를 흘리고 다니는 이 부주의한 사람을 위해 어지럽힌 차 안을 다시 정리해 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는 않도록 키를 트렁크에 넣어 두고 차 문을 잠그었다.

그리고 이 부주의한 사람에게 적절한 벌을 내렸다.

스키 장갑 한 짝을 가져갔다.
 

키를 찾았기에 차수리예약은 취소하고, Towing Truck도 돌려보냈다.
 

3. 아들이 아무 탈없이 돌아온 것이 감사했다. 

무신론자인 내가 "Thanks, God!" 이라고 두 번이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