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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화창한 일요일이다. 오경석과 함께 일을 마치고 들어왔는데도 아직
어두워지려면 멀었다.
어린 묘목을 사다 심은 복숭아 나무가 벌써 어른 나무가 되었다. 2년 전부터
과실을 달기 시작했는데, 그 해는 새와 개미와 벌레가 전부 먹었다. 우리는
먹어보지도 못했다.
작년에는 우리도 좀 먹자고 걔네들이 달려들기 전에 전부
수확했다. 너무 안 익어서 맛이 없었다. 나눠 먹을 생각을 안하고 전부 혼자
먹으려고 했으니 그렇지.
올 해는 열심히 눈치를 보다가 왼쪽 복숭아처럼
'마당에 사는 우리 집 식구들'이 먹기 시작하면 그것은 그들의 것, 그리고 오른쪽
복숭아같은 것은 '집 안에 사는 우리 집 식구들'의 것,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하지만 단내가 나고 부드러워 지기 시작하는 복숭아는 다 걔네들이 먼저 먹기 시작한다. 그래서 걔네들이 막 입을
대기 시작한 몇 개는 '우리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뺏어왔다. 니네
먹을 것은 충분히 남겨줬으니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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