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2022] [List] 

Jun 13, 2022 | 커피 한 잔을 사면서 / 내가 지금 누리는 이 편리함을 버릴 수 있을까?
        

(원글주소 : https://cafe.daum.net/back2korea/h29s/3695)

 

가끔 맥도널드에서 시니어 커피 한 잔을 산다. 가격은 $1.09 이다.
금요일 아침 맥도날드에서 커피 주문을 하고 나서 돈을 꺼내는데, 동전으로 9센트가 있는 것같아 뒤적이다
그 속에 한국의 10원짜리 동전이 섞여 있는 걸 보았다.
뭐 거의 같다.

어떻게 해서 한국의 10원짜리 동전이 내게 있을까? '참 별 일일세'싶다.

 

아침의 맥도널드 Drive-through 라인은 언제나 길다.
차에
앉아 줄어드는 라인을 따라가며 커피를 기다리는데 문득 '너, 참 편하게 산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안락한 차에 앉아 다니며, 커피 한 잔조차 손만 내밀면 마실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왠 일이래? 평소 안하던 별 생각을 다 하네?



조금
전 거리에서 본 싸인때문인가 싶다. 

올해도 물을 아끼기 위한 여러가지 조치들이 6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잔디밭 물주기는 일주일에 세 번만, 주소가 짝수로 끝나는 집은 무슨 요일, 홀수인 집은 무슨 요일, 아침 일찍이나 오후 늦게만,
잠금장치가 있는 호스로만 물을 줄 수가 있고, 등등등.
어기면
벌금이 얼마 등등등. 

 가뭄이 깊은 캘리포니아, 특히 남가주 지역은 해가 갈수록 가뭄이 심해진다. 가뭄이 심하니 물을 아껴쓰자는 호소를 넘어서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개인에게 벌금까지 부과한다.
(
사실 사람들은 크게 신경안쓴다, 실제 집행되기는 어려우니까. 그냥 적당히 눈치보면서...)


Reduce Outdoor Watering 50%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사용되는 물의 45%는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캘리포니아 곳곳의 드넓은 농장에서 아몬드를 키우고 뭘 키우고, 뭘 키우고...

개인의 가정에서 사용되는 물은 약 10%이다.
이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물은 개인들이 샤워하면서 쓰는 물, 화장실에서 볼일보고 내리는 물일 터이다.
하지만
이 물을 줄여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샤워, 매일 할 필요 없습니다, 이틀에 한 번만, 또는 사흘에 한 번만 해도 됩니다'

'매일 샤워하면 벌금 $500'

'소변보고 물 내리지 마세요, 두 번이나 세 번 보고 물 내리면 안될까요'  

'소변은 뒷마당 나무밑에 가서 봐도 됩니다' 

 씨알도 안먹히는 소리다.  

설겆이를 덜하라고 할 수도 없고 물을 적게 먹으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니
할 수 있는게 잔디밭에 물을 적게 주는 것밖에 없다. 여기 사용되는 물의 양은 얼마나 될까? 가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약 1/3쯤 쓴다고 생각해 보자, 캘리포니아 전체 물사용량의 3%이다.

 만약 잔디밭 물주기를 반으로 줄여 50%를 절약하는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경우 전체 물사용량의 1.5%를 절약하게 된다. 근데 이건 그냥 목표이다. 개개인이 열심히 협력해서 내 집 앞 잔디가 말라 죽어가더라도 물주기를 반으로 줄이는 협조를 할 때 전체 물사용량의 1.5%를 줄이게 된다는 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개개인이 열심히 협력하면 한 1%는 줄이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해가 갈수록 가뭄이 깊어지지만 주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개인 모두를 포함해서 이들이 모두 열심히 물사용량을 줄이는 노력을 할 때 그 한도는 고작 1%라는 거다. 

아, 이 계산법이 틀리기만을 바란다. 

 
미국의
대도시 로스엔젤레스,
인간이
발전시킨 물질문명의 혜택을 전 세계의 도시 중에서, 전 세계의 인구 중에서 가장 크게 누리고 사는 곳 중 하나이다. 물질문명의 혜택위에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의 양식중에서도, 그 중에서도 제일 높은 혜택을 누리고 산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부터도 지금 내가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이 편리함을 버리라고 한다면,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가 없는 일일 것이다.

'아침에 고작 맥도널드 커피 한 잔 사먹는 것이 뭐? 물질문명의 혜택 어쩌고 저쩌고? 기후변화 어쩌고 저쩌고?'

'
그럼 이 LA에서 차타고 다니지 말라는 말이야?'

'
요새같은 여름에 하루 한 번만 샤워하는 건 힘들어'

'
쓰레기를 덜 버리라고? 어떻게?'

 

난 일주일마다 이렇게 큰 쓰레기통으로 세 통의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벌 받을 일이다
. 

오늘 일요일 점심을 시켜 먹고나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한가득이다.  

 



 

占쏙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