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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테너 중의 한 명인 호세 카레라스의 작별공연이 있었습니다.
그는 올해 74세입니다. 마치 새신랑처럼
멋진 공연복을 깨끗이 차려입고 처음에는 좀 수줍어 보이기까지 하는 표정으로 정성들여 또박또박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날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란차와 함께 애달픈 사랑의 노래 Je te veux를 부르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데,
저는 이 호걸같이 씩씩하면서도
매혹적인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이 시대의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가 이렇게 온 얼굴에 함박 미소를 띠우며 노래를 부르는 것을 처음 보았습니다.
그는 노래를 부를 때면
언제나 진지했고 어쩌다 살짝 미소를 띄어주는 정도 밖에 기억하지 못하는데,
이날은 온 얼굴 환한
미소를 어찌나 자주 짓는지 아주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2007년 세상을 떠났고 플라시도 도밍고는 무대에서는 더이상 보기 힘들 것 같은데 이제 호세도 작별공연을 가지니 한 시대의 위대한 테너들이 퇴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이들어 간다는 것의 의미가 쓸쓸하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성악가에게는 무대에서 퇴장하는 시기가 좀 빨리 오나 봅니다.
이 세 명의 테너들의
공연을 늘 함께 했던 주빈 메타는 지난 2016년 그의 80회
생일을 기념하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헌정받았는데, 지휘자들은 나이가 들어 지휘대로 걸어올라오기 힘들 정도로 다리가 떨려도 걸어올라와 지휘를 하곤 합니다,
죽기 전까지도 행복하게 지휘를
하다 떠나갑니다.
흰머리를 휘날리며 지휘하는 세이지
오자와는 어떻고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또 어떻습니까.
하지만 성악가는 74세를
버티는 것도 어렵나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UgIR6054Fo

호세
카레라스와 엘리나 가란차는 한 세대의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 세대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무대에서 물러나는 것보다 더
멋진 것이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호세는 노래가 끝난 다음에도 무대에서 신사의 품격을 잃지 않았습니다.
나이들어서도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스스로의 품격을 잃지 않는다면
참으로 잘 늙어가는 것입니다.
어느 날
한국기행이라는 텔레비젼 프로를 보는데,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추동마을에서 차밭을 일구며 살아가시던 이상엽 할머니는 차나무는 오래될 수록 좋지만 사람은 오래 살면 향이 없어져 버리는 거라고 하시더군요.
사람이 나이들어 늙어간다는 것은
이런 거라는,
이게 자연의 이치라는 말씀이지요.
호세
카레라스의 작별공연을 보며,
나이들어가는 그리고 한갓 평범한
나는 이 자연의 이치 속에서 품격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삶에 대한 생각만은 잊지 말자 그럽니다,
헌데 사실은 품격을 갖고
살자라기보다는 최소한 추한 모습만으로는 늙지 말자 싶습니다.
Je te veux 의 피아노
선율은 익숙한 분들이 계실 것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bT9DeULz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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