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2021] [List] 
Sep, 2021 | 한국방문 - 풍경들
          


한국에 입국하고 2주일간은 서울역 부근에 집을 얻었다.
Covid-19 으로 인해 2주간 격리되어야 했던 오경석을 두고 아침이면 혼자 남산을 올랐다.
어설프게 Google Map을 사용하여 주택가를 꼬불꼬불 걸어 오르면 남산도서관이 나오고
그 곳에서 약 1Km의 계단을 오르면 남산 타워가 있는 곳에 올라갈 수 있었다.
(Sep 07, 2021)


거리감각이 예전의 기억과 달랐다.

서울역과 남산은 전혀 다른 동네로 기억속에 남아있었지만,
아침 나절에 가벼이 걸어서 남산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했다.
마찬가지로 서울역과 남산은 뭔가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도달할 수 있다는 내 기억은
서울역 앞의 거주지에서 나와 잠시 부근 구경삼아 다니는데 갑자기 앞에 나타난 남대문을 보고
내 기억은 다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서울이 좁은 도시가 아니긴 하지만
내 몸이 이 거리들을 멀다고만 기억하고 있다면
예전엔 어디로 갈 때 그것이 가깝건 멀건
그저 문명의 이기만을 이용해서 이동하고 사는 것을 당연하다 생각하고 살았던가....
하기야 걷는 즐거움같은 것은 사치였던가?

남대문은 이제 제 이름을 찾아 숭례문으로 더 많이 불리지만,
내겐 그냥 남대문이다.
이건 기억이 그 때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리라.      
 


서울로

서울역 앞에는 예전에 차가 다니던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이렇게 멋진 공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밤 풍경은 더욱 멋있다는데 그만 그걸 즐길 기회를 놓쳤다.


이번 여행길은 미리 무슨 만날 약속을 잡거나 무슨 일정표가 있거나 그러지 않고
그냥 떠난 길이었다.
좀 여유롭게 한국에서의 날들을 즐기고 싶었던 게지.

그러지 못했다.
많은 그리운 이들이 반갑게 맞아주었고,
보고 싶은 이들을 보느라 바빠서 행복했다.
 


서울로의 연꽃.
뒤로 예전의 서울역이 보인다.

이곳에는 온갖 꽃과 나무들로 가득차 있다.
접시꽃, 연꽃, 수생식물원과 수련, 부용과 홍매, 모란과 작약이 있고
옥잠화, 비비추, 이팝나무, 쥐똥나무, 보리수 나무도 있다.
시인 백석이 백화(白樺)에서 노래한 자작나무도 있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서울로의 수련.

 


79 동기들과 남산을 찾기도 했다.
남산은 언제 올라도 좋다.
(Sep 11, 2021)
 


홍대앞 전철역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여기는 젊음의 기운이 넘친다.
(Sep 11, 2021)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간의 홍대앞 전철역은 여전히 많은 젊은 청춘들로 분주하다.
나이먹은 우리들이 여기서 얼쩡거리면 젊은 기운이 넘쳐나는 이 거리의 분위기를 망치겠다고 농담을 했다.
 (Sep 11, 2021)


의왕시로 중성형을 만나러 간 날이다.
한 시간 같이 걷고 홍상형도 함께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늦게 돌아왔다.
호숫가를 한 바퀴도는 멋진 산책길이었다.
(Sep 13, 2021)
 


의정부 형수님 댁을 다녀왔다.
이 멋진 풍경을 보고 감탄을 금치못했다.
아파트에서 조금만 걸어나오면 산책하고 운동할 수 있는 이리 훌륭한 곳이 펼쳐져 있다.  
(Sep 16, 2021)

 


(홍제동 인왕시장의 노점상 아저씨. 뒤편에 서있던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빤스 고무줄 두 개를 샀다.
아, 아직도 빤스 고무줄을 파는 이와 사는 이가 있다, 정겨워 눈물이 날 뻔했다.)

오경석의 2주 격리가 끝나고 서대문의 독립문 전철역 부근으로 집을 옮겼다.
길 건너편에 옛 서대문형무소가 있고 그 뒤로 안산자락길이 있다.
 
또 독립문을 지나 길을 건너면 서대문 영천시장이 있고,
집을 나와 무악재 고개를 넘어 30분 걸어 전철역으로 두 정거장을 가면 유진상가와 인왕시장이 있다.
인왕시장 가는 길과 반대편으로 사직터널을 지나 30분 걸어가면 경복궁과 광화문이 있고
거기에는 또 통인시장이 있다.

오경석과 함께 손잡고 이 재래시장들을 즐거이 다녔다.

재래시장 나들이에는 물론 종로3가의 그 큰 광장시장도 빼놓지 않았다.   
(Sep 20, 2021)

 
 
인왕시장을 걷다 골목 하나를 들어가니 이렇게 Angel Trumpet이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그것도 노란꽃과 핑크꽃 나무가 어울어져 한 나무처럼.

이 일을 어쩌나, 이 나무는 한국의 추운 겨울을 어찌 넘길까.
하지만 이렇게 튼실히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니
누군가 지난 겨울에 이 나무가 얼지 않도록 잘 보살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이가 올해도 이 이쁜 아이를 잘 보살피리라.   
 


서대문 영천시장.
유상형은 좋은 한식집에 가서 저녁을 사주고 싶어했지만, 정말로 이곳 영천시장에 앉아 얘기나누고 음식을 먹자했다.
정말로 즐거웠다.
(Sep 20, 2021)



영천시장 구경하는 오경석
(Sep 20, 2021)


서울 홍제동 인왕시장의 저녁풍경 (Sep 24, 2021)


서울 홍제동 인왕시장의 저녁풍경 (Sep 24, 2021)
 

퇴근 길의 서민들이 집에 가는 길에 들러 소주도 한 잔하고 저녁을 먹기도 하고, 서민들의 애환이 그대로 담긴 정겨운 풍경입니다. 

제가 지금 머물고 있는 독립문역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  천천히 걸어 무악재를 슬금슬금 넘어가면 나옵니다. 아니면 서대문역사박물관 뒤로 올라가 안산자락길을 조금 걷다 무악재역쪽으로 빠져 나와 걸어가기도 합니다.  

 그 앞의 유진상가 건물도 내부순환도로가 생기느라 위쪽이 조금 잘리긴 했지만(우리 카페 회원이신 버지니아 님이 이미 말씀하셨지요) 낡디 낡은 채 여전히 그 자리에 잘 서 있더군요. '3대냉면'이라는 곳, 맛이 괜찮았습니다. 

이 먹거리 시장 입구, 그러니까 이 사진을 찍은 바로 그곳에 여자 옷가게가 있는데 가게 앞에 옷을 무더기로 쌓아놓고 한 개 천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와이프는 거기 파묻혀 옷 고르느라 세월 가는 줄 모르니 저는 저 앞 가게에 가서 소주나 한 잔 하면서 기다릴까 어쩔까 심심해 하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다섯 개의 옷을 건졌다고 돈내라 합니다. 주인 아주머니 하시는 말 "사람들이 재미로도 사가요."   

이 가게 앞유리에는 '12시 53분에 옷 그냥 가져가신 분, CCTV 찍혔습니다'라고 써진 종이가 붙어 있었습니다. 진짜였겠지요?

하지만 '낮술 환영' 이라 커다랗게 써붙인 음식점 싸인도 보았고, '이영자도 못먹고 간 꽈배기'집도 보았습니다. 

서민들의 해학이 담겼습니다.  

제가 지금 있는 독립문 역 부근에도 영천시장이 있는데 연세대 쪽에서 금화터널을 지나 우회전하면 있는 바로 그 곳입니다. 지인들의 강추가 있었던 터라 시장내 순대국 집도 들렀지요. 역시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혼자 먹는 순대국이 조금 심심하긴 했습니다.

 


용인('80 엄주법의 집)에서 이렇게 모여 앉아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Sep 25, 2021)
 


어느 날 처형과 함께 서울 도성길을 하루 걸었다. 그 때 북악팔각정에서 마신 한 캔의 맥주맛은 오래 기억할 것같다.
이 사진은 몇몇 지인들과 서울 도성길을 걷던 모습이다.
(Sep 26, 2021) 


서울에서 통영행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가 들른 휴게소에서 본 모습이다.
휴게소 이름을 잊었다.
해외에서 살다 고국으로 돌아온 이들이 저렇게 마을을 이루고 산다고 한다.
지난 한국방문길에서도 보았는데 남의 일이 아니니 그때 보았던 기억도 뚜렸이 남아있다.
(Sep 29, 2021)


남해 통영 앞바다의 섬 추도 샛갯마을 풍경
(Oct 01, 2021)
 


한국방문일정을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Corona Virus 검사를 받으러 강북삼성병원에 다녀오던 길이다.
걸어서 15분 정도면 집에 도착하는데 병원에서 나와 커피를 사기위해 들른 가게의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Oct 04,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