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한갓진 날 뒷마당에
앉아 아무 일 없이 그저 놀고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다람쥐들도 분주히 담장위를
왔다갔다 바삐 놀고 있습니다.
뒷집 큰 나무에 깃들어
사는 얘들인데 오늘은 왠일인지 우리 집 뒷마당까지 넘어들면서
담장위를 오르락 내리락,
귤나무 사이를 들락날락,
솟구치듯 달리고 날듯이 뛰어
다닙니다.
다람쥐 세 마리가 눈앞에서
서로 어울려 노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쁘기만 했습니다. 운좋게도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것
봐라, 이것 봐!
다람쥐들이 이렇게 이쁘게 논다'며 집사람에게도 보여주고 저도 또 보고 했습니다.
어쩜 이리 이쁠 수가!
그런데
아뿔싸, 입니다.
세 마리가 넘어왔는데,
두 마리는 바로 귤나무 속으로 들어갔지만 한 마리는 따라 들어가지 못하고 나무 밑에서 쭈볏쭈볏 망설이다 나무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러자 나무가 심하게 흔들리고
한 마리의 다람쥐가 떨어지듯 나무에서 튕겨 나옵니다.
밑에서 망설이다 올라간 녀석인가
봅니다.
떨어져
나온 녀석은 다시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이내 다시 쫒겨 납니다.
나무 안에서 한 녀석이
나와 쫓겨난 녀석을 몰아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담장 밖으로
몰아내고는 한참을 지켜섰다 나무 안으로 돌아갑니다.
쫒겨난 녀석은 담장 위에
잠시 있다 내려와 다시 귤나무 안으로 들어가려합니다.
하지만 나무잎 안으로 쑥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 속으로 겨우 고개만 들이밀었다가는 무언가에 놀란 듯이 바로 밑으로 뛰쳐 나옵니다.
아까 그 녀석인가 봅니다, 나뭇 잎 안쪽에서 한 마리가 따라 내려오더니 이 불쌍한 녀석을 매섭게 몰아치기 시작합니다.
쫓겨난 아이는 다른 아이가
나무에서 내려오는걸 보고는 이미 도망치기 시작했는데,
따라 내려온 다람쥐는 도망가고
있는 그 녀석을 이번에는 담장 저 멀리까지 쫒아냅니다.
나무 안에서 기다리던 녀석이
나오고, 한 아이를 쫓아낸 녀석과 둘이 어울려 재밌게 놀며 제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첨에는
다람쥐 세 마리가 노는 모습이 이뻤습니다.
다음에 자세히 보니 세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만 재밌고 한 마리는 외톨이였습니다, 두 마리가 한 마리를 매섭게 따돌렸습니다.
하지만 세 마리가 다
재밌게 어울릴 필요는 없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돌린 것이 아니라 원래가 자연이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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