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2020] [List] 
Jan -Feb, 2020 | 겨울에 뒷마당에 많은 꽃이 피게 하고 싶었다
          

겨울에도 뒷마당에서 꽃을 보고 싶었다.

이 집으로 이사온 2016년 겨울 이후 시멘트로 덮히고 건축폐자재가 묻혔던 뒷마당을
꽃과 나무가 있는 마당으로 만들기 위해 많을 시간을 보냈다.
다행이 시간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었고, 적잖이 들어가는 비용도 감당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몸이 좋지 않았던 오경석은 특히 뒷마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정성을 쏟았다. 

젊은 석재야 아직은 뒷마당에 나올 일도 별로 없지만
오경석과 나는 꽃과 나무들에서 많은 위안과 기쁨을 받는다.
추운 겨울이 없는 LA 지역이라  지난 가을부터 특히 정성을 들였다.
  


우리 집으로 올 때
 긴 가지 하나 삐죽 나와있던 Angel Trumpet은 이제 2년 반이 지나며
이리도 잘 컸다.
오경석은 자기가 이리 잘 키웠다며 늘 흐뭇해 한다. 

 


지난 가을 앞마당에 봄이 되면 노란색으로 피어나는 수선화 구근을 심었다.
Home Depot에서 구근을 덩어리로 묶어 어찌나 싸게 파는지 180여개를 사서 심었다.

그런데 겨울에 피는 흰색 수선화 Whitepapers Narcissus를 보고는
이 구근도 많이 사서 앞마당에도 심고 화분에도 심었다. 
심은 지 2주만에 이리 꽃을 피웠다.
어찌나 잘 자라는지 무척 행복했다.
 


물론 Amaryllis 도  여러 색으로 마련했다.
흰색 수선화 Whitepapers Narcissus와 아마릴리스가 같이 피어있다.

 

흰색 수선화 Whitepapers Narcissus는 이제 다 지고 줄기만 남았다.
오경석은 그 줄기들을 묶어 단정히 해놓았고,
봄에 보기를 기대하며 앞마당에 심고 남은 노란색 수선화 daffodil을
화분에도 심었는데 이들이 벌써 피기 시작했다.

 


아무리 LA 지역이 추운 겨울이 없는 지역이라고는 해도
이곳 살이가 26년째에 접어드는 우리는 이제 이 겨울이 무척 춥다.
 이 정열의 붉은 색 Amaryllis는 추워하는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2012년까지 살던 Rowland Hts.의 집에서 피던 꽃들을 늘 그리워했다.
꽃과 나무를 열심히 심는 것이 그때를 그리워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경석과 난 이렇게 피는 꽃들을 보며 "우리 참 잘했다"고 한다. 

 


이제 Syrio는 한 식구다. Syrio가 없는 집은 생각하기 어렵다.
집에 오면 제일 먼저 안부를 묻는다.
외출했다 들어오는 우리들의 소리, 특히 집마당이나 Garage에 들어오는 차소리를 제일 먼저 알아듣는다.
밥달라는 소리가 다르고, 같이 놀자는 소리와 행동이 다르고, 귀찮다는 소리와 행동도 다르다.
우리는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다.
  

 


가끔식은 집 밖으로 나가기를 원한다.
줄기 삐죽한 풀잎도 따먹고, 뒹굴뒹글 영역표시도 하고, 가끔은 앞마당을 벗어나 탐험을 하기도 한다.
이 날은 처음으로 낮에도 나갔다. 내가 낮에 집에 있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 Syrio는 나에게만 부탁한다.
자기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일은 내가 담당하는 몫임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