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가을을 그리워했더니
벗이 절기에 맞는 글과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벗들이 그립습니다.
옛 벗들과 어울려
한국의 이리 아름다운 가을풍광을 즐기고 싶습니다.
山映樓
산영루
-丁若鏞
巖蹊纔斷見危欄 암혜재단견위란
바윗길 끊기고 우뚝한
난간이 나타나니
雙腋泠泠欲羽翰 쌍액령령욕우한
양 겨드랑이 선뜻선뜻
날아 오르고 싶네
十院疏鍾秋色暮 십원소종추색모
십여 절간에 종소리
성글고 가을빛도 저물고
萬山黃葉水聲寒 만산황엽수성한
온 산에 누런 잎
가득하고 물소리 차네
林中繫馬談諧作 임중계마담해작
숲 속에 말 매
두고는 얘기 꽃도 피우고
雲裏逢僧禮貌寬 운리봉승예모관
구름 속에 만난
스님 예절도 너그럽네
日落煙霏鎖蒼翠 일락연비쇄창취
해 지자 안개가
자욱히 푸른 산빛 가두니
行廚已報進杯盤 행주이보진배반
행주에선 벌써
술상 내온다 알려오네
(정약용 丁若鏞, 1762 ~
1836)
(번역 임휘철)
해지고 안개일어 자욱한데
벗들과 함께 산에 올랐다.
모두 모여 술상 받으니
얼마나 즐거울까요

10월 9일 서울 북한산의 단풍이라고 합니다.
이쁩니다.


산영루는 북한산 계곡 행궁지 아래에 있는데 1925년 홍수로 유실되었고,
2014년에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다산의 이 시를 편액에 담아 걸어 놓았습니다.

낙관에는
"甲午冬至(갑오동지)
素澐(소운) 金蘭玉(김난옥)"
이라고 적혀 있다.
2014년이 갑오년이니, 2014년 동짓달(음력 11월이겠지요)에
김난옥이란 사람이 이 편액 속의 다산 정약용의 글을 썼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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