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부근에 살면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바다와 산에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두시간이면 trekking 하기 좋은 산에 도착하고, 겨울이면 눈이나 스키를
즐기러 갈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시간이면 바닷가에 갈 수도 있습니다.
LA의 북서쪽에서 시작해서 샌디에이고로 내려가는 바닷가는 꽤 괜찮습니다.
대충 훓어보아도,
말리부 비치에서 시작해서 산타모니카 비치, 레돈도 비치, 롱비치(여기는
항구도시라 좀 그렇군요),
실 비치, 헌팅톤 비치, 뉴포트 비치, 라구나 비치 등등등,
갈 곳도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그리 부지런하지 못하거나 또는 일상이 먹고사는 일에 허덕이다 보면
주말에는 지치기도 하고, 또 뭐 바닷가를 혼자가는 청승을 떨기도 그렇고 하니 잘
가지는 않습니다.


10월의 Huntington Beach 입니다.
바닷가를 거니는 사람도 좀 있고 Surfing 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불과
몇 달전 여름의 활기차고 화려한 분위기는 없습니다

점심시간 무렵인데 하늘은 저리
우중충하고
텅 빈 백사장의 모래는 마치 비에 젖은 듯합니다.
저는 요즘의 LA 날씨는 마치 Seattle의 날씨같다고 말하며 웃습니다.
(Seattle 사시는 분들에게 실례가 아니길 바랍니다)
아침나절에는 비가 올 것처럼 흐리다가 10시나 11시 쯤 되어서야 해가
나옵니다.
LA 하면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종일 즐길 수 있고, 그러다 그늘에 들어가면
바로 시원한 그런 곳이지요.
하지만 지난 20여년간 이곳 기후도 많이 변했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Garden Grove 의 city hall
에 진열되어 있던 그림 중에
100여년 전, 여름철에 비가 많이 와서 거리가 침수된 모습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비가 너무 오지 않아 늘 심각한 물부족을 겪는 이곳도 백년 전에는 홍수가 날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니 놀랐습니다.
그런 도시가 우리 세대에는 햇볕이 쨍쨍 내리비치는 도시가 되었고,
한 20년이 지난 지금에는 아침이나 이른 오전나절에는 비가 올듯이 흐린 날이
많아지는 도시가 되어갑니다.
산천은 의구하다고 하는데 사실 자연도 늘 이렇게 바뀌어 나가나 봅니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그렇게 아주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 한 백년이 지나면
전혀 다른 것이 되나 봅니다.

오늘은 파도가 제법 칩니다.
Surfing을 즐기는 이들이 있어 멋진 모습을 볼려고 기다리는데, 오늘은 잘 타는 사람이 안보입니다.
그저 모두들 바다에 떠서 파도에 몸을 맞기고 여유롭게 놀기만 합니다.
오는 파도를 타고 일어서는 이들도 간혹 있었는데
멋지게 파도를 타고 달리는 모습은 영 보지를 못합니다.
저 사람들 춥지도 않나...하고 쓸데없는 걱정도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평화롭고 고즈넉하기도 한 이 풍경도 참 좋습니다.

지난 여름의 이곳 풍경이 생각납니다.
7월의 Huntington Beach입니다.

불과 석 달전의 모습입니다.

색색의 아름다운 옷이나 수영복을 입고, 멋진 치장들을 하고,
건강한 피부색을 드러내면서 한 여름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도 분위기가 밝고 생동감 넘쳐서 긴바지에 구두신고 간 중년의 남자 셋이서 괜시리 쑥스러워
바지도 걷어 올리고 구도도 벗어들고 그랬습니다.
거리를 순찰하는 멋진 기마경찰도 보았지요.

위의 사진은 여름 7월의 풍경이었고, 이 사진은 같은 곳의 10월 풍경입니다.
다시 내년 여름이 와야 그 활기찬 바닷가를 볼 것입니다.
하지만 고즈넉하기까지 한 평화로운 이 계절의 바닷가도 좋습니다.
이 근처의 음식맛 괜찮습니다.
휴일 아침이나 점심을 근처의 길가식당에서 즐기고 바다도 보고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lasagna 는 맛없었습니다, 이것만 빼고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