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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삼거리
현대벽화점 옥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
성곽길을 걸어
남산에 오를 때는 이 도시는 신의 축복을 받은 도시였다. 대도시의 한 가운데
있는 숲과 성곽길은 그 아름다움을 이루 말로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도저히
친해지기 어려운 서울의 모습도 도처에 있었다. 1천만명이 사는 도시, 서울의
모습은 정말 친해지기 어렵다.

저녁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어느 전철역에 내렸다.
역 앞의 작은 광장과 맞닿아 있는 이곳은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그저 이십여년의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이 화려한 밤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홍천
자연휴양림을 갔다 오던 날, 강남의 이곳에서 내렸다.
LOTTE DEPARTMENT라고 쓰여진 이 크고 대단한 시멘트건물 뒤로 하늘을
찌를 듯한 빌딩이 또 서있다.
LOTTE WORLD TOWER라고 한다.
강남에서는 어디에서든 이 건물이 보인다고 하는데, 이 건물을 지은 이들은 하늘을
찌르고 싶었던 걸까,
나는 현대 인간사회에 바빌론의 탑 Tower of Babylon 이 있다면
저것일 것만 같다.

그 위용있는 LOTTE
DEPARTMENT 길 건너편에 외벽이 낡은 아파트가 있다.
재건축을 한다는데, 듣기로는 평수도 작은 곳이지만 한 채의 가격이 20억
정도라고 한다.
사람의 욕심은 어디까지 갈려고 하는가.
이런
서울의 모습은 도저히 친해지기 어려웠다.

9월말, 대학동기들과 광화문 근처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맥주 한 잔 하러
2차를 오다.

참으로
오래오래 보지 못했던 대학 써클 동기들이다.
즐거웠다.

한 달을 한국에 머물렀지만, 보고싶은 사람을 여럿 못보고 왔다.
언제 또 그리 긴 시간을 내서 한국에 머물 수 있을까나,
그래서 돌아오기 전에 몇에게 한 두시간이라도 얼굴을 보자 했다.
10월
17일, 귀국하기 전에
경실련
사무총장 윤순철, 이인경 부부, 정토회와 불교환경연대의 법운 유정길님과
함께
점심시간을 이용해 만났다.
바쁜 이들이 점심을 하러 나와주었으니, 심지어 그 점심을 함께 하려고 Day
off까지도 했으니
점심을 함께 해준 고마움을 넘어 민폐를 끼졌도다.

책쟁이 종주는 인사동 골목길 가게의 벤치에 앉아 맥주 한 잔 들고 얼굴만 보고
헤어졌으면서도
이 책을 사지는 못할 망정 얻기까지 했으니 또 민폐로다.
종주야, 담에는 오래 앉아 술먹자.

김용기, 조향미 선배는 시골에 이렇게 집을 지었단다. 여기도 못갔다.

조계사의
오경석 (Oct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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