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List] 
Feb 28,  2015 | 그리스의 총선소식
   

난 며칠 전에 있었던 그리이스 총선 소식에 참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 국가가 걸어온 근현대사의 발자국이 한국과 그리스란 국가가 어찌 그리도 닮았는지 싶어서 그간 작은 관심을 갖고 있던 국가이기 때문이다.

식민지 지배, 제2차 세계대전과 독립운동, 이어진 냉전시대속에서 약소국이 겪어나가는 외세간섭, 좌우이념갈등, 현대국가의 성립을 둘러싼 갈등과 전쟁/내전, 군사정권의 등장과 지배, 민주주의의 압살, 재벌에 의한 경제지배 등등...이 기나긴 과정에서 민중이 겪어야 했던 잔혹한 피해에 이르기까지 두 국가의 근.현대사가 어찌 그리 비슷한지 난 모르겠다.

더구나 공산당도 따로 있고, 사회당도 따로 있는 나라에서, 그저 고만고만한 좌파세력들이 모여 만든 정당이 한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으니, 나로서는 더욱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애정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지 모르겠다. 비슷비슷한 힘겨운 역사를 가진 나라라서 그렇다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시리자를 '급진좌파정당'으로 번역하던데, 물론 공식정당명을 문자그대로 번역하면 틀린 것은 아니겠지만," '급진좌파정당'이 정권을 잡았다?"는 식의 기사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 그리스란 나라에 조그마한 관심만 그간 있었어도 그런 식으로는 쓰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

그런 차에 1월 21일, 레닌 사후 91주년을 기념하는 한 장의 사진이 보도되었다. 이제 삶을 마감할 날이 정말로 얼마남지 않았을 것만 같은 할머니들이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레닌의 초상화를 앞세우고 손에는 붉은 장미 몇 송이들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허공을 배회하는 허망한 유령의 모습을 느꼈다.

1월 21일 그렇게 나는 러시아의 할머니들의 손에서 Marx Lenin을 허공을 배회하는 유령으로 느꼈는데, 바로 그 며칠 후에 내 조국과 그리 운명이 닮았다고 내가 느꼈던 그리이스에서 시민들은 New Marxist Party를 자신의 정부로 세웠다. 전 유럽이 긴장해서 쳐다보고 있다. 그리이스에 구제금융을 주고, 그리이스 시민들을 혹독하게 몰아세웠던 독일 정부에 대해 그리이스의 젊은 좌익 수상은 2차대전 후 너희가 부채를 면제받았듯이, 우리도 너희로부터 부채를 면제받겠다고 말했다.

그들이 어떤 일을 할지 나같은 사람으로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 그저 난 그의 그 당당함이 좋고, 그리이스 시민들이 스스로 선택한 지도자와 함께 힘을 합쳐 그들의 밝은 앞날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맑스의 막자, 레닌의 레자만 들먹여도 생매장을 당할 것같은, 그래서 공산주의자라면 천하에 머리에 뿔이라도 수십개 난 유령 취급당하고 있는 내 조국에는 바라지도 못하는 일을, 맑스레닌주의자 스스로가 스스로를 배회하는 유령으로 낙인찍은지 오래전인 내 조국에는 무엇을 바라야 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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