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먹기위해 포도를 조금 땄다. 이미 여러번 수확한 뒤의 10월의 포도이다.
끝물이라 가지에 달린 채 말라가기도 하고, 이미 떨어져 몇 알갱이 남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오늘 한 끼를 일용할 양식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오른쪽은 내년에 뿌릴 씨를 받기 위해 보관중인 늙은 호박이다. 늙은 호박은
아무런 무게감이 없다. 막 따낸 호박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으면 느껴지는 그
묵직한 무게감은 전혀 없고, 마치 속이 다 빈 것처럼 가볍기만 하다. 씨를 위해
자신의 살과 영양분을 다 줘버린 탓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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