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무대로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두 남자의 동성애와 이별 그리고 이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영화 <Happy together, 春光乍洩(춘광사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허름한 클럽을 보여주고 있는 오프닝에서 피아졸라의 'Prologue (Tango Apasionado)'가 흘러나오고,
장궈룽(장국영)과 량차오웨이(양조위)가 허름한 카페를 무대로 탱고춤을 춘다.
세상에서 버림받은 자들이 서로 위로받고 싶은 곳, 탱고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La Boca 항구 일대에서 1870년 경에 탄생했다.
대부분의 도시시민들은 에스파냐와 이탈리아에서 온 이민자들이었고, 그들은 돌아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안고 살아가야 했고 항상 가난했고
슬펐다.

부두 노동자들이 늘 들끓는 곳은 으례히 유곽이 발달하기 마련이다. 조국과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던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선원들이 사창가를
찾았을 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남자들끼리 춤을 추고 듣던 음악이 바로 탱고이다. 피아졸라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항구주변의 선술집과 나이트클럽의 정열적이며 퇴폐적인 분위기를 희석시킴없이 고전음악의 정격성과 융화시켜 새로운 탱고를 창출하였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음악을 새로운 탱고(Tango Nuevo)라고 불렀다. 그의 생동감 있고 활기찬 tango nuevo 음악은 남미의
신세대로부터는 열광적인 호응을, 그리고 탱고의 전통주의자(tango traditionalist)들로부터는 심한 비판을 받았다. 그의 음악은 어디에나 아르헨티나의 우수가 가득 깃들어 있다. 엄격한 올드 가드의
리듬과 노래 형식을 버림으로써 그는 정체기에 있던 탱고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었고, 수준 높은 작곡, 힘있는 레코딩과 연주로 뉴 탱고는
대중적인 청중과 클래식 청중 모두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탱고춤을 추기위해 클럽에서 연주되던 음악이 이제는
전 세계적인 실내악단과 오케스트라가 앞다투어 연주하고 있는 음악이 되었다.
('음악이 있는 저녁산책',
'상상의 라이프 2.0'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