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이야기 [List] 
Dec 12, 2015 | 크게 다친 산, San Bernadino National Forest를 보러 가다
   



San Bernadino National Forest 에서 Ranger로도 봉사하시는 안창해님을 따라
지난 여름 큰 산불이 났던 곳을 다녀왔다.
산불로 인해 자연이 얼마나 황폐해 지는지 실제로 볼 기회였다. 
Barton flats에서 출발한 듯. 


안창해님, Rodney Chai님 부부, 그리고 나, 다섯이 산행에 나섰다.
 


South fork 의 Fireroad 입구이다. 처참하게 불탄 모습 그대로이다.
 


2015년 6월에 2주 이상 불타며 Big Bear Lake, Highway 38의 남쪽 지역 약 32,000 Acre를 불태웠다.
The Lake fire로 불렀다. 

 


산에는 남은 것이 별로 없었다.
선 것이건 앉은 것이건 대부분 다 죽었다.
 


선 것은 선 채로 죽었고
앉은 것은 앉은 채로 죽었다.

 

 


 줄지어 서있다 그대로 죽음을 맞이 한 것들은
죽은 이후에도 그 모습 그대로 꼿꼿이 줄지어 서서
죽은 것들의 열병식을 한다.

수 천의 병사와 말이 무덤 속에 줄지어 서있는 진시황의 병마용총도 이러진 못하리라.

죽은 것들의 기운이 산을 덮고 있었다.
 


상처를 입은 채 산 것들도 있다.
그 곳에는 이제 눈과 얼음이 그들의 상처를 보듬고 있다.

 


산 것들은 산 대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고비도 다 말라 죽었지만,
이들 만큼은 가장 빨리 다시 살아나, 내년이면 푸르게 산을 덮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Dry Lake와 Dollar Lake의 이정표에서 걸음을 돌려 하산하기로 했다.

 


산불로 모두 타버린 이곳은
the Pacific Crest Trail이 지나는 곳이다. 
지난 여름 산불이 났을 때 이 Trail은 Whitewater Preserve 에서 Onyx Peak구간이 폐쇄되었다.


PCT, the Pacific Coast Trail은 멕시코국경에서부터 캐나다국경에 이르기까지
4,285km(2,662 Mile)에 이르는 길인데, 


9개의 산맥과 사막과 강과 협곡,  황무지, 인디언 부족들의 땅으로 이루어져 있다.


1995년 26살의 Cheryl Strayed 라는 여자는 94일간 이 길을 혼자 걷고 나서 말했다.

'혼자 걷는 길은 매우 불편한 일이고,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 여행이 몸에 익숙해지고
그러다 자신이 싫어지고, 그 다음에는 환희를 경험하게 되고,
그러고 다시 고독에 빠지고
결국 혼자 걷는 길, 여행은 자신이 혼자라는 걸 완전히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라고'
(이 걸음은 2012년 'Wild:From Lost to Found on the pacific Crest Trail'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사는 것이 혼자가 아니기 위해 그리도 애를 쓰건만,
도대체 사는 것은 결국 온전히 혼자라는 것을 어찌해야 할까.

 


Rodney Chai 님 부부와 유병진


Rodney Chai 님 부부와 유병진


                                                                      (Click map to view large one)

죽은 것들을 보러 갔던 날이 크게 슬펐던 것일까?
유병진은 산행 다음날 하루를 꼬박 앓아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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