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이야기 [List]
Oct 06,  2014 | San Gabriel Mountain
   

 

San Gabriel Mountain 이다.
이 길을 달려 매일 일을 나간다.
쉰 다섯의 유병진은 아침에 일어나 홀로 식사를 하고
그 시간에도 늘 곤히 자고 있는 이들을 놓고
저 산맥을 향해 던지듯 달려간다.

  요즘은 매일 팔뚝에 작은 화상을 입는다.
어제는 왼손 엄지에
오늘은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그제는 왼쪽 팔뚝에.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그 아픔을 식히는데
그렇게 뜨거울 때마다 Frozen Food 를 데워 점심을 먹는다.

여섯시엔 뒤도 안돌아보고 저 길을 거꾸로 달려 오면서
오늘은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까 싶다.
늘 큰 위로를 주는 것은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
42분은 마음이 기쁘다.

사는게 참 구차하고 짜증나서
그리 살지 말자고 말하려
몇 번의 주말을 그냥 보냈던가
몇 번의 달을 그냥 보냈던가
몇 번의 해를 그냥 보냈던가
아니 되는가
정녕 아니 되는가

내일 먹을 점심을 챙긴다.
내일도 저 길을 달려 일하러 나갈 것이고
나의 가족들은 여전히 자고 있을 것이고
내일도 Frozen food를 점심으로 먹을 것이고
맥이 빠진 몸을 이끌고
저 길을 거꾸로 달려올 것이다.
그땐 또 누구에게서 위로를 받을 것인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소서


next  |  p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