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이야기 [List]
Jun 18,  2014 | 산책로, Sally Pakarek Trail
   

이사를 오니 집 앞으로 Trail course가 지나간다.
위의 사진 왼쪽에 집이 하나 살짝 보이는 데, 그 아래 서너 집 쯤 되는 곳이 내가 이사온 곳이다.

책상에 앉으면 눈 앞의 창 너머로 보이고, 그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이니 어찌 환호성을 지르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Trail이 시작되는 곳도 바로 여기 아래 큰 도로에서이다.
거기엔 <Sally Pakarek Trail>이라는 그럴듯한 표지판조차 서있다.
내 집 앞에서 trail이 시작된단 말이야?
 


Bill Bryson의
나를 부르는 숲(A Walk in the Woods)』이 떠올라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 책의 시작이 이렇다.   

"뉴 햄프셔 주의 작은 마을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돼 우연히 마을 끝에서 숲으로 사라져 가는 길을 발견했다.
흔히 마주칠 수 있는 그런 길이 아니었다. 그 유명한 '애팔래치아 트레일'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
집에서 나오자 마자 이 길을 따라 조지아 주까지 2천880킬로미터를 걸어서 가거나, 또는 반대 방향을 택해 거칠고 돌이 많은 화이트 마운틴을 따라
....
걸어서
....
생각이 들자 몸이 뜨거워졌다.
'근사하지 않은가. 당장 바로 하자'는 충동이 불끈 솟았다."

내 집 앞으로 난 저 트레일도 혹시 엄청 근사할 지 몰라. 나도 몸이 뜨거워졌다.  



이 길은 오경석처럼 저렇게 걸어도 5분이 되지않아 끝났다.
그 다음부터는 도로를 따라, 물론 약간 한적한 도로이긴 했다, 이리저리 걸어갈 수 있다는 거다.    
허무해라.


오경석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이제 나가서 걷는 것부터 운동을 시작하자.
처음에는 15분만 걷자.
한 일주일 그렇게 하고
다음 주에는 20분을 걷자.

그렇게 조금씩 걷는 거리를 늘려
한 시간쯤 걷고도 피곤해 하지 않을 때까지 하자.
그 다음에는 좀 더 빨리 걷고,
그 다음에는 좀 더 많이 걷고.

그렇게 하면 올해 안에는 보통 사람만큼 체력이 회복되지 않겠는가?
더도 말고 보통 사람들의 체력만큼만 회복하자.
욕심 조금 더 내면,
보통 사람들의 체력보다 조금만 더 건강하면
더 바랄 것도 없겠지만,

그렇게 나랑 걷자.
그저 남들만큼만 체력을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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