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이야기 [List]
Apr 06,  2014 | Casta Diva
   


일요일 저녁이다.
먼가를 결정해야 되는데
일단 결정하고 나면 법적 효력이 발생하고
적잖은 돈이 왔다갔다 하고
여러 사람의 삶에도 명백한 영향이 미치고
내일 중으로 문서에 싸인을 것인지 말것인지
여러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결정을 더이상 미루기는 어렵네
결정을 아무도 도와주지는 않네
그냥 쳐다만 보고 있네
검토할 사항은 더이상 없다. 수도 없어 검토해서.
그래도 어렵네
마리아 칼라스의 Casta Diva만 줄창 듣고 있다.

가게의 Escrow Closing 하루를 앞두고 Buyer로부터 $15,000.00을 깍자는 연락이 왔다. 응하지 않으면 옆의 빈 가게를 얻어 들어오겠다는 공갈성 부언과 함께. 거절했더니 이런 저런 이유를 들이대며 끊임없이 가격인하를 요구해 왔다. Broker조차 적당히 타협하기를 요청했다. 가게팔지 않겠다고 전부 거절했다. 결국에는 %5,000 정도로 평가된 Inventory를 모두 그냥 달랜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Partner였던 Albert는 혹 Escrow까 깨질까 걱정하며 내 눈치를 보며 반 정도는 그냥 주고 마무리 짓자고 한다. 마음이 무척 불편했다. 가게를 매각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는 편이 더 나을 듯해 온갖 경우를 놓고 이리 저리 따진다. 가게를 직접 맡아서 할 경우를 대비해 Mechanic인 김선생에게 이미 이쪽으로 와 일해주기로 승낙도 받은 터였다. "이 돈은 이렇게 하고 저 돈은 저렇게 하고....이 사람은 이렇게 하고 저 사람은 저렇게 하고....이것저것 어느 쪽이 가장 효율적인가....", 그렇게 망설이다가 Facebook에 위의 글을 끄적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여러 분들의 글을 받았는데, 두 분이 참으로 통렬하게 조언을 올리셨다. 이 글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뜨끔하던지, 내 껍데기가 다 벗겨지는 듯 해 전전긍긍했다.

전희식 쪽씩 올려보고 마음 편한 쪽으로..
지내시죠? 귀국 할때 연락주세요.

Ryoo Jung Gil 이리 볼수있으니 반갑소이다... "망서리고 결단이 느린것은 욕심이 많아서 입니다...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고 취하려 하기 때문이지요... 결국 하나를 선택하고 하나를 포기하는것. 포기가 분명할수록 선택이 선명해집니다. 선택후 포기의 과보를 담담히 받아이는 "..(법문 )

"Seller로서 어떻게 하면 가게를 가장 높은 가격에 팔 것인가?:
"온갖 구실을 붙여 가격을 깍으려는 Buyer와 어떻게 싸울 것인가?"
"가게를 매각하지 않고 직접 운영할 경우, 고용키로 염두에 둔 사람을 언제, 어떤 조건으로 불러들일 것인가?"
"내가 운영을 맡을 경우, 운영에서 손을 떼는 현재의 사업파트너에게는 얼마를, 어떻게 지불할 것인가?"   

아, 고민거리라는 건 그런 것이었다!
이것들은 하나하나가 짜증나고 불편한 과정이었는데 간단히 본질을 까뒤집으니 "어떻게 하면 내가 더 많은 돈을 차지하고, 손해를 제일 적게 보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떻게 내 주변을, 심지어 사람조차, 휘두를 것인가"였다.

양 손에 떡을 쥐고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고 다 취하려는 욕심에 젖어 있었으니 어찌 마음이 편할까. 남들은 보지도 않고 금방 아는 것을 나는 전혀 모르면서, 또 스스로가 그럴 것이라고는 추호도 생각치 못했으니 사는게 부끄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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